왜 읽게 됐는지 - 게으름 중독
5개월의 기숙 교육이 끝나고 서울로 올라왔다.
기숙을 하면서는 하루 평균 10시간은 빼먹지 않고 매일 공부했었는데, 올라오자마자 과거로 회귀했다. 빈둥이가 됐다는 말이다. 해야 할 일들은 미루고 계획은 세우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것들만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집에서 먹고, 자고, 놀고를 반복하는 게으른 생활이었다.
그런 생활이 1주일이 넘어갈 때쯤, 하도 앉고 누워있다 보니 허리가 아파왔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건 좀 아닌데"
마치 알콜 중독처럼 게으름에 중독되어 건강이 나빠지는 기분이었다. '게으름 중독' 현재 내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무엇이든 중독된 사람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부지런하게 게을러 온 게으름 중독자(나)의 인생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친구들과 매일매일 농구했던 기억, 수학에 빠져서 매일 수학문제를 풀다 보니 성적이 오른 기억.. 등등 하나같이 내가 게으르지 않았던 순간들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나는 게으름 중독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체력의 문제라 생각해 매주 15km ~ 20km씩 러닝을 시작했다. 체력도 확실히 늘고, 정신이 좀 생생해진 것 같긴 한데 여전히 해야 할 일에는 손이 안 갔다.
그래서 좀 더 깊게 내가 왜 이러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고, 그 수단으로 책을 선택했다. 나는 뭐든 깊게 알기 위해서는 독서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내가 가진 지식들 중 깊게 남아있는 것들은, 영상으로 학습한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밑줄치고 노트에 써가며 공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튼,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3개의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이다.

처음부터 두껍고, 어려운 책은 읽기 싫었다. 또 너무 원론적인 것보다는 내가 공감할 수 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 차근차근 내 게으름 중독 탈출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이런 조건들로 검색하고 서점에서 여러 책을 맛보기로 읽어보고 선택한 책이 이 책이다.
전체 내용
이 책은 게으름에 대한 정의와 작가의 게으른 경험(이 책을 읽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경험이라 생각한다)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가 [ 계획 -> 실행 -> 실패 ]를 반복하는 하는 이유를 의지력에 대한 오해와, 그 오해로부터 시작되는 잘못된 계획 세우기를 통해 설명한다.
원인을 파악했으면, 해결방안을 찾을 차례다. 작가는 [ 생활패턴 / 계획 / 환경 ] 측면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이 게으름 탈출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위험을 경고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가 겪어왔을 아픔을 덤덤하게 위로한다.
공감 가는 내용
"반복되는 업무를 쪼개서 수행하다 보면 그 일에 대한 개요도가 잡힙니다."
이 부분을 읽고 난 뒤로 평소에 설거지를 할 때 무의식적으로 어떤 순서대로(그릇들을 대야에서 빼내고 -> 대야를 닦고 -> 그릇들을 닦아서 대야에 넣고 -> 한 번에 헹구고 -> 건조대에 걸고) 진행하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개요도가 시작할 때 느끼는 막막함을 줄여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중독이라는 것 자체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시간은 재밌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을 안 해도 되는 쉬운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중독되는 사람들은 아프고, 괴롭고, 무섭고, 두려운 것들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찾아가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심리로 인해 게으름을 찾아가는 게 아닐까?
실제로 적용해 본 내용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뽀모도로 테크닉이었다.
"25분 혹은 일정 시간 동안 타이머를 맞춰놓고 할 일 한 가지 일에 집중한 뒤, 타이머 울리면 5분 동안 쉬고, 다시 25분 동안 집중하는 식으로 일을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휴식시간 타이머입니다! ...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휴식시간 타이머 없으면, "5분만 더 쉴까", 하다가 50시간 집중하고 1시간 쉬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정말 게을러진 최근에 해야 할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방법이다. 특히 휴식시간 타이머가 정말 중요하다. 작가가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전에는 휴식시간이 끝나면 알람이 없이 스스로의 의지력으로 다시 의자에 앉아야 했다. 나의 의지력은 유치원생 수준(책에서 말하길..)이기에 매우 힘든 일이었다. 위 내용처럼 5분만... 10분만 더... 하다가 1시간, 아니 2시간을 날린 경험도 있다.
하지만 휴식시간 타이머를 사용하며, 정확한 시간에 알람을 통해 "너 이제 쉴 만큼 쉬었어"라는 신호를 받을 수 있었고, 납득할 수 있는 스스로가 설정한 시간이기에 양심상 몸이 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 방법을 적용한 이후에 하루가 조금씩이지만 굴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 ㅠㅠ 드디어 굴러가는구나..! "
후기
이 책을 게으름 탈출의 해결서로 보기는 힘들다. 내가 실제로 생활에 적용하고 효과를 본 방법도 있지만, 공감하기 힘든 해결책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따뜻함이다.
이 책이 읽기 쉬운 점은 2가지가 있다.
-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물을 챙겨주듯, 주제 개념에 대한 작가가 생각하는 정의를 먼저 설명해 준다.
- 비유와 예시가 친근하고 익숙하며, 공감하기 쉬운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특징이 책 전체에 적용되어 있다. 나는 이런 구성과 설명이, 작가가 독자(프로게으르머)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읽기 쉽고 공감이 가도록 작성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잘 읽히는 이 책에서 따뜻함이 느꼈다.
나는 항상 변화에 실패할 때마다 스스로를 욕하고 의지를 잃고 더 게을러졌다. 자기 비하도 서슴지 않았고, 자각도 없었다. 이런 내게 다음 문장들이 큰 위로가 되었다.
"한번 마음먹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는데, 그걸 바로 몸에 밸 수 있게 할 정도의 의지력이면 애초에 지금까지 게으르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변화를 시도하며 중간중간 풀어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 하루하루의 성취가 아니라, 몇 십 년간 몸에 밴 게으름을 떨쳐내고자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다짐을 잔잔하게 끌고 가겠다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이런 따뜻함을 통해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받은 따뜻함을 동력 삼아 나를 바꿔보려고 한다.
게으름에 지치고 힘들다면, 나와 같이 이 책에서 따뜻함을 나눠 받았으면 좋겠다.
왜 읽게 됐는지 - 게으름 중독
5개월의 기숙 교육이 끝나고 서울로 올라왔다.
기숙을 하면서는 하루 평균 10시간은 빼먹지 않고 매일 공부했었는데, 올라오자마자 과거로 회귀했다. 빈둥이가 됐다는 말이다. 해야 할 일들은 미루고 계획은 세우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것들만 하는 생활을 시작했다. 집에서 먹고, 자고, 놀고를 반복하는 게으른 생활이었다.
그런 생활이 1주일이 넘어갈 때쯤, 하도 앉고 누워있다 보니 허리가 아파왔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건 좀 아닌데"
마치 알콜 중독처럼 게으름에 중독되어 건강이 나빠지는 기분이었다. '게으름 중독' 현재 내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무엇이든 중독된 사람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부지런하게 게을러 온 게으름 중독자(나)의 인생을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친구들과 매일매일 농구했던 기억, 수학에 빠져서 매일 수학문제를 풀다 보니 성적이 오른 기억.. 등등 하나같이 내가 게으르지 않았던 순간들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나는 게으름 중독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체력의 문제라 생각해 매주 15km ~ 20km씩 러닝을 시작했다. 체력도 확실히 늘고, 정신이 좀 생생해진 것 같긴 한데 여전히 해야 할 일에는 손이 안 갔다.
그래서 좀 더 깊게 내가 왜 이러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고, 그 수단으로 책을 선택했다. 나는 뭐든 깊게 알기 위해서는 독서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내가 가진 지식들 중 깊게 남아있는 것들은, 영상으로 학습한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밑줄치고 노트에 써가며 공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튼, 관련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3개의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이다.

처음부터 두껍고, 어려운 책은 읽기 싫었다. 또 너무 원론적인 것보다는 내가 공감할 수 있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 차근차근 내 게으름 중독 탈출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이런 조건들로 검색하고 서점에서 여러 책을 맛보기로 읽어보고 선택한 책이 이 책이다.
전체 내용
이 책은 게으름에 대한 정의와 작가의 게으른 경험(이 책을 읽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경험이라 생각한다)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가 [ 계획 -> 실행 -> 실패 ]를 반복하는 하는 이유를 의지력에 대한 오해와, 그 오해로부터 시작되는 잘못된 계획 세우기를 통해 설명한다.
원인을 파악했으면, 해결방안을 찾을 차례다. 작가는 [ 생활패턴 / 계획 / 환경 ] 측면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이 게으름 탈출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위험을 경고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가 겪어왔을 아픔을 덤덤하게 위로한다.
공감 가는 내용
"반복되는 업무를 쪼개서 수행하다 보면 그 일에 대한 개요도가 잡힙니다."
이 부분을 읽고 난 뒤로 평소에 설거지를 할 때 무의식적으로 어떤 순서대로(그릇들을 대야에서 빼내고 -> 대야를 닦고 -> 그릇들을 닦아서 대야에 넣고 -> 한 번에 헹구고 -> 건조대에 걸고) 진행하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개요도가 시작할 때 느끼는 막막함을 줄여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중독이라는 것 자체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시간은 재밌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을 안 해도 되는 쉬운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중독되는 사람들은 아프고, 괴롭고, 무섭고, 두려운 것들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찾아가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심리로 인해 게으름을 찾아가는 게 아닐까?
실제로 적용해 본 내용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뽀모도로 테크닉이었다.
"25분 혹은 일정 시간 동안 타이머를 맞춰놓고 할 일 한 가지 일에 집중한 뒤, 타이머 울리면 5분 동안 쉬고, 다시 25분 동안 집중하는 식으로 일을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휴식시간 타이머입니다! ...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신호를 주지 않으면, 휴식시간 타이머 없으면, "5분만 더 쉴까", 하다가 50시간 집중하고 1시간 쉬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정말 게을러진 최근에 해야 할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방법이다. 특히 휴식시간 타이머가 정말 중요하다. 작가가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전에는 휴식시간이 끝나면 알람이 없이 스스로의 의지력으로 다시 의자에 앉아야 했다. 나의 의지력은 유치원생 수준(책에서 말하길..)이기에 매우 힘든 일이었다. 위 내용처럼 5분만... 10분만 더... 하다가 1시간, 아니 2시간을 날린 경험도 있다.
하지만 휴식시간 타이머를 사용하며, 정확한 시간에 알람을 통해 "너 이제 쉴 만큼 쉬었어"라는 신호를 받을 수 있었고, 납득할 수 있는 스스로가 설정한 시간이기에 양심상 몸이 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 방법을 적용한 이후에 하루가 조금씩이지만 굴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 ㅠㅠ 드디어 굴러가는구나..! "
후기
이 책을 게으름 탈출의 해결서로 보기는 힘들다. 내가 실제로 생활에 적용하고 효과를 본 방법도 있지만, 공감하기 힘든 해결책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따뜻함이다.
이 책이 읽기 쉬운 점은 2가지가 있다.
-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물을 챙겨주듯, 주제 개념에 대한 작가가 생각하는 정의를 먼저 설명해 준다.
- 비유와 예시가 친근하고 익숙하며, 공감하기 쉬운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특징이 책 전체에 적용되어 있다. 나는 이런 구성과 설명이, 작가가 독자(프로게으르머)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읽기 쉽고 공감이 가도록 작성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잘 읽히는 이 책에서 따뜻함이 느꼈다.
나는 항상 변화에 실패할 때마다 스스로를 욕하고 의지를 잃고 더 게을러졌다. 자기 비하도 서슴지 않았고, 자각도 없었다. 이런 내게 다음 문장들이 큰 위로가 되었다.
"한번 마음먹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는데, 그걸 바로 몸에 밸 수 있게 할 정도의 의지력이면 애초에 지금까지 게으르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변화를 시도하며 중간중간 풀어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 하루하루의 성취가 아니라, 몇 십 년간 몸에 밴 게으름을 떨쳐내고자 변화를 선택했다는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다짐을 잔잔하게 끌고 가겠다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이런 따뜻함을 통해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받은 따뜻함을 동력 삼아 나를 바꿔보려고 한다.
게으름에 지치고 힘들다면, 나와 같이 이 책에서 따뜻함을 나눠 받았으면 좋겠다.